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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018년 방류한 새끼 연어
성어로 자라 산란 위해 돌아왔다

지난 7일 울산의 태화강생태관이 태화강 중류에서 산란을 위해 돌아온 연어 1마리를 발견했다. [사진 울산 울주군]
지난 7일 울산의 태화강생태관이 태화강 중류에서 산란을 위해 돌아온 연어 1마리를 발견했다. [사진 울산 울주군]

지난 7일 오후 울산 울주군 범서읍 구영교 인근 태화강 중류. 태화강생태관에서 설치한 포획 시설에 성인 팔 길이 정도의 연어가 포착됐다. 길이 66.7㎝, 무게 2.6㎏으로, 연어의 턱 끝이 돌출돼 구부러진 모양새였다. 산란기가 온 수컷 연어의 모습이었다.파워볼

태화강생태관 관계자는 “연어를 확인해 보니 강을 따라 올라오면서 이미 산란을 해 기력이 쇠한 상태였다. 연어는 산란 뒤 곧 죽기 때문에 다시 강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태화강생태관은 이 연어가 2016∼2018년 생태관 측이 태화강에 방류한 새끼 연어 중 하나일 것으로 추정했다. 강에서 바다로 나가 북태평양을 회유하면서 성어로 자라 돌아온 것이다.

연어는 바다에 살다가 자신이 태어난 하천으로 올라와 산란하는 모천회귀성 어류다. 일생에 한번 산란하고 죽으며, 어린 연어가 바다로 내려간 후 2~5년 동안 성숙해 성어가 되면 산란을 위해 회귀한다. 연어는 산란기가 되면 붉은 색을 나타내고 먹이도 먹지 않으며, 수컷은 양턱 앞끝이 돌출되고 구부러진다.

태화강생태관은 2000년부터 어린 연어를 방류해왔고, 2016년부터는 태화강으로 회귀한 연어를 포획해 생태관 배양장에서 인공 산란을 해 왔다. 7일 포획된 연어는 올해 첫 회귀한 연어다. 생태관 측은 매년 10월 초부터 11월 말까지 포획한 연어가 산란 전일 경우 암컷 연어의 알에 수컷 연어의 정자를 인공 수정하고 부화시킨다. 겨울 동안 어린 연어로 성장하면 다음해 3월경 태화강에 방류한다. 올해도 생태관에서 어린 연어를 생산해 방류할 계획이다.

태화강생태관은 범서읍 구영교 인근에 설치된 포획 시설을 통해 오는 11월 30일까지 연어의 회귀량 파악 및 개체 조사를 실시해 태화강으로 회귀하는 연어의 기초 생태자료를 확보할 계획이다.

태화강생태관 관계자는 “태화강으로 연어가 돌아온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연어는 깨끗한 물이어야 돌아올 수 있는데 태화강이 그만큼 깨끗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연어가 돌아오는 전국 16개 하천 가운데 도심에 자리한 곳은 태화강 뿐이다.

울산시는 태화강으로 많은 연어가 돌아올 수 있도록 2000년부터 연어방류사업을 펼쳤다. 어느 정도 자란 새끼 연어를 태화강에 풀어주는 일이다. 올해까지 650만마리의 새끼 연어가 바다로 나갔다. 그리고 2003년 5마리의 회귀연어가 처음 발견된 뒤 지난해까지 약 7390마리의 연어가 태화강으로 돌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선호 울주군수는 “태화강에 어김없이 돌아온 연어가 무사히 산란할 수 있도록 시민들이 연어 보호에 적극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울산=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미 시사주간지 타임 표지. © 뉴스1
미 시사주간지 타임 표지. © 뉴스1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백악관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최신호 표지를 장식했다.파워볼실시간

8일(현지시간) 타임은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곧 발간될 타임지 표지를 공개했다. 표지에는 하단 가운데 백악관이 있고 네 개의 굴뚝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 연기가 분출되는 모습이 담겼다.

타임은 “최근 몇 주 동안 그(도널드 트럼프)는 의회와 그의 정적, 민주주의 시스템을 가지고 놀았다”며 “그는 방역 조치를 비웃고 사실상 바이러스 감염을 자초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주변 사람들과 나라, 심지어 자신의 건강까지도 약해 보이지 않기 위한 모든 것을 희생시킨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힘과 지배에 몰입해있지만 언젠가 그의 재임 기간을 평가하면 이는 그의 궁극적인 약함을 보여준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에서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주변 인물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줄이 보고됐다. 표지에서 보이는 바이러스 구름(연기)은 너무 두꺼워 타임 로고마저 흐리게 했다고 허핑턴포스트 설명했다.

타임 표지. © 뉴스1
타임 표지. © 뉴스1

타임은 지난 8월에는 코로나바이러스 바다에서 헤엄치는 트럼프 대통령 그림을 표지로 담았었다.파워볼게임

sy@news1.kr

문씨, 출강 중인 대학 이사장 곽 의원이 불러냈다며 비판
곽상도 “민주당이 불러..자신을 대단한 사람으로 착각하지말라”

(문준용씨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문준용씨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는 10일 국정감사 증인 채택 건과 관련해 공방을 벌인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가 잘못 안 부분이 있다.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문씨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곽상도 의원님 앞으로도 페어플레이합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씨는 지난 8일 곽 의원을 향해 “상습적이고 무분별한 권한 남용으로 사람들을 해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씨는 자신이 출강 중인 대학의 이사장을 곽 의원이 국정감사장에 불러내 ‘문준용씨에게 시간 강사를 시킨 것이 특혜가 아니냐’는 것만 물어본 뒤 들어가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곽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건국대 이사장은 민주당 의원의 필요 때문에 증인으로 국감장에 불려 나왔고, 그에 따라 국감장에 대기한 것”이라며 “이왕에 증인으로 출석했기에 ‘문준용씨 자료’도 제출해 주도록 요청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 아들이라고 해서 허무맹랑한 주장으로 야당 국회의원의 명예를 훼손하면 안 된다”면서 “문씨 건으로 건국대 이사장을 국감장에 불러내지 않은 것인데 자신을 대단한 사람으로 착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jupy@news1.kr

예고됐던 도돌이표..정부 엄정 대응+차가운 여론
“이미 여론 돌리기엔 역부족” 비판 속 “의대생이 직접 나서야”

김영훈 고려대학교 의료원장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미응시 문제'관련 사과성명을 발표하고 의대생들에게 의사 국가시험 재응시 기회를 요청하고 있다./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김영훈 고려대학교 의료원장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미응시 문제’관련 사과성명을 발표하고 의대생들에게 의사 국가시험 재응시 기회를 요청하고 있다./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국가고시 불응에 대한 의대생의 국민청원 대국민 사과 게시글에 대학병원장들까지 나서 의대생 대신 머리를 조아렸지만 여론은 차갑기만 하다.

지난달 초 우여곡절 끝에 의료계 파업이 봉합 수순에 들어갔지만 이런 시나리오는 예고됐었다.

정부는 ‘재응시 불가’ 원칙을 고수하고 있고 이 과정 속 정부를 향한 응원 여론까지 확대됐다. 결국 당사자인 의대생들의 국민을 향한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으로, 그렇지 않다면 재응시를 둘러싼 거듭된 여러 이해 단체들의 지루한 사과와 입장 발표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대학병원장들은 지난 8일 ‘의대생 국가고시 미응시 문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며 “질책은 선배들에게 해달라. 6년 이상 열심히 학업에 전념했고 준비한 의대생들이 미래에 의사로서 환자 곁을 지킬 수 있도록 한번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다투는 필수 의료분야에 대해 젊은 의사들이 진료를 거부한 상황을 관리해야 할 병원이나 교수들로 인해 국민 안전과 생명이 위협받은 부분에 대해 구체적 언급이 없다”며 재응시 불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의사 국가고시를 둘러싼 갈등은 지난달 이미 의료진들이 복귀하면서부터 예고됐던 문제다. 정부는 대한의사협회와 지난달 4일 의사단체 집단휴진 중단과 의정협의체 구성을 골자로 한 합의문에 서명했지만 전공의, 의대생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지속했다.

의대생들은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 의대 설립 추진 등 의료 정책을 반대한다며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거부했고, 정부는 “추가 접수 기회를 주는 방안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당시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의대생 구제책과 관련해 “거의 일주일간 반복해서 동일한 답을 드리고 있다”며 “당사자들이 자유의지로 국가시험을 거부한 상황에서 추가 시험을 검토할 필요성은 떨어진다”고 답했고 그를 가리켜 네티즌들은 ‘단호영래’라며 응원하기도 했다.

이를 의식하기라도 한 듯 의과대학 학장, 원장, 의료계 원로 등은 대국민 호소를 통해 ‘후배들을 위해 재고해달라’는 사죄의 입장을 밝혔지만 정작 의대생들은 별다른 입장을 내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일인 지난달 8일 오전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본관에서 응시생이 국시원 관계자들과 함께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실기시험 응시율은 14%에 그치면서 기존 1일 3회 실시하던 시험이 1회로 변경됐다./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일인 지난달 8일 오전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본관에서 응시생이 국시원 관계자들과 함께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실기시험 응시율은 14%에 그치면서 기존 1일 3회 실시하던 시험이 1회로 변경됐다./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의과대학 4학년 학생들은 지난달 13일 단체행동을 유보하기로 하는 등 한발 물러선 입장을 보였지만, 핵심인 국시 실기시험 재응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은 없었다.

이후 지난달 24일 국시 응시 거부 입장을 선회해 ‘응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정부는 국민 여론의 반대가 여전히 높다는 이유로 추가 기회 부여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정부가 재응시 부여의 전제조건으로 삼는 것은 ‘국민적 양해’다. 손 대변인은 지난 4일 “의사 국시의 추가적인 응시 기회 부여는 형평성과 공정성의 문제가 있다. 국민적 양해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검토가 곤란하다”며 검토 자체도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던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한 의대생이 ‘국시접수를 취소했던 의대생이 국민께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는 단호한 입장이다.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청와대 게시글과 관련해 누가 했는지 현재로서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게시글로 인해 국민 양해를 구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현재까지 의대생들이 직접 언론이나 국민 앞에 나서서 공개적으로 사과한 일은 어느덧 한 달여 시간이 지났지만 전무한 상태다. 여론도, 정부도 그 점을 꼬집고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8일 국정감사 현장에서 “이 문제는 의료계와 정부가 한 몸으로 대국민 관계를 생각해야 한다”며 “1년에 수백개 국가시험을 치르는데, 어느 한 시험만 그것도 응시자들 거부로 인해 재응시를 하기는 쉽지 않고 국민의 양해가 필요하다”고 에둘러 답했다.

ddakbom@news1.kr

<“학교로 돌아가 철저히 혁명을 일으키자!” 베이징 중·소학교 혁명 사생(師生) 조반(造反)위원회 선포 1967년 2월“/ 공공부문>
<“학교로 돌아가 철저히 혁명을 일으키자!” 베이징 중·소학교 혁명 사생(師生) 조반(造反)위원회 선포 1967년 2월“/ 공공부문>

송재윤의 슬픈 중국: 문화혁명 이야기 <26>

돼지 나폴레옹이 인간 필킹턴씨와 마주 앉아 카드놀이를 하는데, 창밖에서 그 모습을 엿보는 동물들은 돼지와 인간을 분간조차 할 수 없다. 조지 오웰(1903-1950)의 “동물농장”의 마지막 장면이다. 볼셰비키 혁명이 스탈린의 테러정치로 변질되는 과정을 고발한 이 작품은 문학사에 길이 빛날 알레고리다. 요사이 오웰의 풍자가 더욱 빛을 발한다.

“혁명세력”의 반칙과 특권이 날마다 폭로되고, 표리부동한 권력집단에 분노하는 대중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불평등의 혁파, 착취의 종식, 부패의 척결, 적폐의 청산···. 혁명의 구호를 외치며 등장한 “정의의 사도들”이 권력을 잡고 나선 스스로 특권층이 돼버린다. “돼지”가 “인간”의 흉내를 내고 있나? “인간”이 “돼지”의 마스크를 벗어던졌나?

<중국의 인터넷 검열을 풍자한 만화. 2018년 2월 조지오웰의 “동물농장”과 “1984” 등은 중국의 인터넷에서 금칙어가 됐다. https://www.zerohedge.com/news/2018-03-02/great-firewall-china-government-bans-orwells-animal-farm-letter-n>
<중국의 인터넷 검열을 풍자한 만화. 2018년 2월 조지오웰의 “동물농장”과 “1984” 등은 중국의 인터넷에서 금칙어가 됐다. https://www.zerohedge.com/news/2018-03-02/great-firewall-china-government-bans-orwells-animal-farm-letter-n>

특권과 특혜 누리는 혁명 유공자 자녀

권력의 세습과 특혜의 독점에서 중국공산당을 능가할 조직은 드물다. 2012년 시진핑 집권 당시 중공중앙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중 3명이 혁명원로의 아들 또는 사위였다. 중국인들은 흔히 이들을 전통시대 황실귀족에 빗대서 태자당(太子黨)이라 부른다. 태자당엔 늘 홍이대(紅二代), 홍후(紅後), 홍귀(紅貴) 등의 꼬리표가 붙는다. 대를 이어 권력을 누리는 “붉은 귀족”이란 의미다.

<“중국공산당 8대 가족, 거부를 해외에 숨겨 두다!” 뉴욕에서 출간되는 반중공(反中共)언론 “명경월간”  제75기 (2016년 4월)의 표지>
<“중국공산당 8대 가족, 거부를 해외에 숨겨 두다!” 뉴욕에서 출간되는 반중공(反中共)언론 “명경월간” 제75기 (2016년 4월)의 표지>

태자당을 장쩌민계의 상하이방(上海幫)과 후진타오계의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 단파)에 맞서는 제3의 당파라고 오인하기 쉽지만, 태자당은 독립적 당파라기 보단 혁명투사의 자손들에 부여된 세습적인 엘리트의 지위를 의미한다. 당파와 상관없이 장쩌민, 리펑, 후진타오의 직계 자녀들이 모두 태자당으로 분류된다. 오늘날도 태자당은 중공정부 조직의 주요보직이나 국영기업의 경영권을 장악해 막대한 권력을 누리고 있다.

태자당 293명의 경력을 추적한 마카오대학의 토니 장 교수는 2019년 연구에서 중공정부의 권력승계는 “집체적 엘리트 재생산”이라 주장한다. 실제로 중국공산당의 파워-엘리트 집단은 대를 이은 권력의 승계에 집요한 관심과 노력을 경주해 왔다.

건국 초부터 일찍이 중국공산당은 혁명의 유공자들을 정관계의 요직에 앉히는 논공행상의 권력 배분을 시작했다. 그 결과 1950-60년대를 거치면서 혁명 유공자의 자녀들은 교육, 취업, 승진 등 모든 방면에서 남다른 특권과 특혜를 누릴 수 있었다. 문혁이 막 시작되던 1966년 여름, 중국 중등학교 학생들은 이미 출신성분에 따라 신분서열이 나뉘어져 있을 정도였다.

“부모가 영웅이면 아이는 호걸, 반동이면 아이는 먹통”

1966년 8월 이후 홍위병 운동은 “보수파”와 “급진파”로 양분됐다. 이후 두 집단은 각각 보황파(保皇派)와 조반파(造反派)라 불렸다. 사전적으로 “보황”은 “황제를 보위한다”는 뜻이다. 문혁의 맥락에서 황제란 절대 권력자 마오쩌둥을 지칭한다. 조반파 역시 마오의 뜻에 따라 “반란을 일으키는” 마오주의자 집단이었다. 두 집단 모두 마오쩌둥의 호위세력을 자처했으나 출신성분과 정치노선에서 양자는 절대로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 같은 관계였다.

문혁 초기 고위간부의 자제들은 각 학교에 배치된 공작조의 지시를 따라 선제적으로 계급투쟁의 선봉에 나섰다. 혁명간부, 혁명열사, 혁명군인, 공인 및 농민 집안 출신임을 내세워 이들은 스스로를 홍오류(紅五類, 다섯 붉은 무리)라 불렀다. 홍오류는 지주, 부농, 반혁명분자, 파괴분자 및 우파분자 등 흑오류(黑五類)를 계급투쟁의 대상으로 삼았다.

홍오류는 “봉건사회”의 착취계급 및 부르주아 잔류세력의 완벽한 제거를 목표로 삼았다. 그들은 흑오류를 “개새끼들”(狗崽子)이라 불렀다. 흑오류의 입장에선 터무니없는 신분적 멸시와 계급차별이 아닐 수 없었다.

1966년 8월 12일 베이징 공업대학 문혁소조의 조장 탄리푸(譚力夫, 1942- )가 써 붙인 대자보엔 이런 대련(對聯, 대구)이 적혀 있었다.

부모가 영웅이면 아이는 호걸이고(老子英雄兒好漢)!

부모가 반동이면 아이는 먹통이다(老子反動兒混蛋)!

최고 검찰원 부검찰장의 아들이었던 탄리푸는 전형적인 “붉은 귀족”이었다. 8월 20일 학생 변론회에서 그가 행한 연설이 매스컴을 타면서 그의 “혈통론”은 전국적 반향을 일으켰다.

<“부모가 영웅이면 아이는 호걸!” 소위 “혈통론”을 선전하는 포스터. 홍군이 인민을 해방하는 장면을 통해 혁명분자의 혈통이 신성함을 드러내려는 의도인 듯. 1966년 추정. 출처미상>
<“부모가 영웅이면 아이는 호걸!” 소위 “혈통론”을 선전하는 포스터. 홍군이 인민을 해방하는 장면을 통해 혁명분자의 혈통이 신성함을 드러내려는 의도인 듯. 1966년 추정. 출처미상>

“반동 부모를 배반하면 혁명의 주체가 될 수 있다!”

마오쩌둥은 중공중앙의 당권파를 축출하기 위해 문화혁명을 일으켰다. 혈통론을 부르짖는 홍오류는 대부분 고위관료, 혁명간부 등 중앙권력층의 자녀들이었다. 마오의 입장에서 혈통론이란 당권파에 복무하는 신분유지의 궤변일 뿐이었다.

마오의 계급론에 따르면, 출신성분 뿐만 아니라 정치사상과 혁명 활동이 중시된다. 출신성분이 좋아도 사상과 활동이 불량하면 정치천민으로 전락할 수 있다. 돌려 보면, 사상과 활동이 출중하면 성분의 한계를 극복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1966년 8월 초 중앙문혁소조의 장칭과 천보다(陳伯達, 1904-1989)는 탄리푸의 혈통론을 비판하면서 다음의 새로운 대구를 제시한다.

부모가 영웅이면 아이는 [부모를] 계승하고(老子英雄兒接班)!

부모가 반동이면 아이는 [부모를] 배반해야(老子反动兒背叛)!

이후 혁명가곡이 되어 널리 불린 이 대구는 흑오류를 일깨우는 신분해방의 나팔소리였다. 비록 부모가 반동이라도 그러한 부모를 “배반”만 할 수 있다면, 흑오류도 혁명의 주체가 될 수 있다!

그해 8월부터 조반파는 급속하게 동지들을 규합했다. 급기야 1966년 9월 6일 “수도 대전원교(大專院校, 고등교육기관의 통칭) 홍위병 조반 사령부”가 성립됐다. 물론 조반파의 구성원 모두가 흑오류는 아니었다. 대개의 경우 중간 계급 출신이 지도부를 구성했고, 더러 홍오류도 조반파로 넘어왔다. 요는 문혁에 참여하려는 흑오류는 모두가 조반파에 속했다는 사실이다. 출신성분이 나쁠수록 과격한 투쟁의 양상을 보였다. 결국 ‘신분차별’이 조반파의 폭력화를 설명하는 단서를 제공한다.

10월 9일 총리 저우언라이는 탄리푸의 혈통론을 전형적인 “형좌실우(形左實右, 겉만 좌파, 실은 우파)”라 비판했다. 10월 16일 천보다는 “혈통론”이 반동적이라 비판했다. 10월 24일 급기야 마오쩌둥이 입을 열었다. “학생들 일부는 출신 성분이 안 좋을 수도 있지. 설마 우리 모두 다 출신이 좋겠어?” 이 모든 발언은 이미 혁명의 주체로 급성장한 조반파의 활약에 대한 마오쩌둥 계열의 사후 승인이었다.

<“무산계급 혁명 조반파는 연합하여 무산계급 문화대혁명을 끝까지 밀고 가자!"/ chineseposters.net>
<“무산계급 혁명 조반파는 연합하여 무산계급 문화대혁명을 끝까지 밀고 가자!”/ chineseposters.net>

그해 12월 혈통론을 외쳤던 탄리푸는 투옥되고 비투당했다. 보황파는 1966년 말에서 1967년 초 세를 잃고 와해된다. 중앙문혁의 지지를 받은 조반파가 홍위병의 주류가 되지만, 그들 역시 결국 마오쩌둥에 버림받고 말았다. 곧 이어 문혁의 바람이 교정을 넘어 노동자, 농민에까지 퍼져나갔다. 앞으로 보겠지만, 보황파와 조반파의 갈등은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무장투쟁으로 비화됐다.

2020년 7월 말 베이징대학의 비판적 지식인 정예푸(鄭也夫, 1950- ) 교수는 “누구를 위해 강산을 지키나?”란 문제의 칼럼에서 오늘날 중국정부는 집권세력과 특권세력의 보위에 천문학적 국부를 사용하는데, 그 자식들은 미주와 유럽에 살며 사치와 향락에 탐닉한다는 통렬한 특권층 비판을 쏟아냈다. “혈통이냐, 능력이냐?” 대대로 특권을 물려주는 “태자당”의 공화국에선 언제나 “그것이 문제로다.” <계속>

※ 필자 송재윤(51)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는 최근 ‘슬픈 중국: 인민민주독재 1948-1964’(까치)를 출간했다. 중국 최현대사를 다룬 3부작 “슬픈 중국” 시리즈의 제 1권이다. 이번에 연재하는 ‘문화혁명 이야기’는 2권에 해당한다. 송 교수는 학술 서적 외에 국적과 개인의 정체성을 다룬 영문소설 “Yoshiko’s Flags” (Quattro Books, 2018)의 저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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